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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34호] 수능 개편안에 대한 과학기술계 입장

<수능 개편안에 대한 과학기술계 입장>

“과학교육 위축되고 문이과 구분 심화된다”

 

 

최근 발표된 대학수학능력시험 개선안을 보면 기존 입시제도가 가진 핵심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제시되지 못한 채 국영수에 편중된 기존의 입시 경쟁을 더욱 부추길 가능성이 커 보인다. 또한, 지난 5년여 동안 과학기술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과학교육 강화 방안도 반영되어 있지 않다. 이에 우리는 이번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안으로 야기될 학교 교육의 파행에 대한 깊은 우려 속에서 다음과 같이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 해결책을 교육당국에 요구한다.

 

 

지난 수십년간 우리사회는 ‘국어/영어/수학’ 위주의 대학입시제도로 인해 이에 따른 막대한 사회적·경제적 비용 지출을 해 왔다.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영역은 일반교양과 전공기초로서 학생들이 일상적인 삶과 대학공부에 필요한 능력을 키우는 데 필수적인 내용 담고 있으므로 그 중요성은 이들 과목에 못지않다. 따라서 탐구영역을 강화시킬 수 있는 교육과정을 고등학교에서 운영하고 이를 의미 있게 평가할 수 있는 방향으로 수학능력시험을 제대로 개선해야 한다. 

 

 

과학기술계는 문과/이과의 획일적 구분을 없앨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문/이과 구분은 일제 잔재이며, 현대와 같이 다양한 학문이 출현하고 분화· 융합되는 현실에 적합치 않다. 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교육과정은 전문가를 키우는 과정이 아니고 대학 교육을 위한 예비과정이며 시민사회에 필요한 인문·사회·과학에 대한 기본 지식과 이해를 골고루 갖춘 교양인을 육성하기 위한 교육적 배려가 교육과정에 포함되어야 한다. 이런 점을 간과하고 국어 A·B, 수학 A·B와 같은 도식적 구분으로 학생들에게 구태의연한 문/이과의 선택을 강요하고, 사회와 과학탐구 중 하나만 선택하게 함으로써 고교 현장에서 문과/이과의 구분을 더욱 고착화시킬 여지가 큰 수학능력시험제도 개편안에 과학기술계는 깊은 우려를 표시하는 바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따라 고등학교 교육이 크게 좌우되는 그간의 현실을 감안할 때, 수능 개편안은 고등학교 교육이 지향할 바가 무엇인지를 결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학생의 소질과 적성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이 되어야 하며, 고등학교 교육정상화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개선안은, 단순히 형식적으로만 시험 과목수를 줄인 것에 불과하여 실제 입시의 부담과 학습량을 줄이는 데에는 기여하지 못할 것이다. 또한 수능시험 결과가 곧 대입 당락을 결정하는 현실이 계속되는 한 이러한 근시안적인 개선안으로는 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2010년 9월 15일

기초과학관련학회협의체

바른 과학기술 사회실현을 위한 국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