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Archives: 4월 2011

[오세정 사설] 대학생 연쇄 자살이 던진 화두

[아침논단] 대학생 연쇄 자살이 던진 화두

뚜렷한 가치관과 개성 지닌 21세기의 우리 젊은이들
산업화시대 교육시스템으론 창의력·다양성 못 키워줘
어떤 인재 기를 것인가 철학과 비전부터 정립해야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을 이끌어 갈 수재라고 인정받는 카이스트 학생 4명이 연쇄적으로 자살한 사건은 우리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사건이 알려진 후 거의 2주 동안 언론과 국회에서 그 원인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었고, 비슷한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한 대책들도 여럿 제안되었다.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많이 거론된 것은 징벌적 차등 등록금 제도 등 지나친 경쟁체제, 학교 구성원들 사이의 소통 부족, 그리고 학생들의 나약한 정신상태 등이었다. 그러나 이런 요인들과 학생 자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어려운 데다 사람들의 의견도 많이 달라서 앞으로도 논란은 계속될 듯이 보인다. 학교 측이 이 사태의 수습을 위해 출범시킨 혁신비상위원회에서의 논의도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여기에 사정을 잘 모르는 외부인사들이 끼어들어 이러쿵저러쿵 하는 바람에 사태 해결이 더욱 어려워진 면이 있다. 그동안 카이스트가 경쟁위주 대학개혁의 선봉(先鋒)처럼 인식되었기에 일부 단체와 언론에서 이 사태를 둘러싼 논란을 대학개혁을 추진하는 사람과 이에 반대하는 세력 간의 싸움으로 인식하고, 사태의 본질에서 벗어난 아전인수(我田引水)적인 논평을 내놓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 사태는 본질적으로 대학개혁파와 반대파의 싸움은 아니다. 카이스트 교수협의회가 총장 사퇴보다 학교 운영의 새로운 리더십을 요구하고, 학생들도 비상총회에서 경쟁위주 제도 개혁의 실패를 인정하라는 안건을 통과시키지 않은 데에서 보듯이 대다수의 카이스트 구성원들은 ‘대학 개혁(改革)’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개혁의 방향과 방식에서 이견(異見)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건전한 비판은 지속 가능한 개혁을 위해서 오히려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좀 더 큰 시각에서 바라보면 특정 제도의 개선이나 특정인의 진퇴(進退)보다 더욱 중요한 일은 이 사태가 일어나게 된 근본적인 원인과 우리 교육에의 함의를 살펴보는 일이다. 사실 촉망받던 젊은 인재들의 잇단 자살은 우리나라 대학 교육에 대한 심각한 경고라고 할 수 있다. 능력 있고 촉망받던 젊은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 만큼 절망감을 느낀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그 이유는 복합적이겠지만 필자가 보기에 가장 큰 원인은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구태의연한 방식을 고집하는 우리나라의 교육시스템이라고 생각된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의 젊은이들은 이미 다양한 가치관과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있다. 세계무대에 나가서도 전혀 주눅이 들지 않는 김연아 선수나 수많은 한류(韓流) 스타들을 보면 우리의 젊은이들이 얼마나 큰 능력과 강한 개성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이공계를 전공하는 학생들도 마찬가지로 다양한 개성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런 학생들에게 20세기 산업화시대의 유물인 교육시스템으로 ‘소방 호스를 입에 물리고 물을 쏟아 붓듯이’ 지식 주입을 강요하면 받아들일 수 있을까. 공자는 “학문을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학문을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하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이런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과연 학문을 즐기게 될까. 한국 유학생들을 많이 지도했던 미국 교수 한 분은 한국 학생들에 대해서 “준비는 잘되어 있지만, 발전 가능성에 한계가 보인다”라고 평(評)한 일이 있다. 창의력과 다양함이 무기가 되는 지식기반사회의 이공계 인력을 계속 이렇게 키워도 될까.
이런 문제는 사실 카이스트만의 문제는 아니다. 실제로 카이스트는 한국에서 학생 교육에 있어서도 앞서가는 대학이다. 그러나 아직도 산업화시대의 유물이 많이 남아 있어, 학생들을 지금의 제도로 아무리 몰아치더라도 미래의 좋은 인재로 성장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물론 엄정한 학사관리나 국제적 수준의 교수평가, 치열한 경쟁체제 구축 등은 세계적인 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요건이다. 그러나 이런 요건을 갖춘다고 해서 모두 세계적인 대학이 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인재를 기를 것인가라는 교육철학이 분명하고 이를 실행해야 진정 세계적인 대학이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학들은 대부분 최소한의 요건도 갖추지 못하고 있기에 이러한 요건을 갖추는 것이 대학개혁의 전부인 듯이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진정한 대학개혁을 이루려면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기르려는 미래 인재상에 대한 철학과 비전이 정립되어야 한다. 젊은 시절에 스러져간 4명의 생명은 우리 대학에 이런 화두(話頭)를 던지고 간 것이 아닐까.
오세정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서울대 교수·과실연 공동대표

(** 본칼럼은 4월24일 조선닷컴에 실렸습니다.)

[성명서42호] “국민과 소통하는 과학기술인이 되겠습니다”

“국민과 소통하는 과학기술인이 되겠습니다”

제44회 과학의 날을 맞아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은 지금까지 국민들이 과학기술계에 보내준 성원에 감사드리고, 그동안 과학기술인들이 사회와 소통하고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고 생각하며 겸허하게 반성한다.우리 과학기술인은 과학기술의 발전이 우리나라 발전의 초석이자 원동력이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연구 및 산업현장에서 묵묵히 일해왔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과학경쟁력은 세계 4위권에, 그리고 기술경쟁력도 세계 12위권에 드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어 냈다. 그럼에도 과학기술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이해는 아직 높지 않으며, 우수 인재들의 이공계 기피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이는 과학기술을 둘러싼 법적•제도적 문제에 기인하기도 하지만, 국민과의 소통 부족으로 고립을 자초한 우리 과학기술인들의 문제이기도 하다.

오늘날 세상은 불확실성, 복잡성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최근 일본 대지진과 원전 사고, 전국을 휩쓴 구제역, 천안함 폭침과 광우병 파동, KAIST의 불행한 사태 등 “블랙스완”형의 복잡한 현안들이 우리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우리 사회의 수많은 갈등과 쟁점들은 과학기술과 관련되어 있으며, 보다 깊은 수준의 과학적 사고와 판단이 요구되고 있다. 점차 늘어나는 재난과 위험의 정확한 진단과 예측, 위험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사회와 개인에게 미치게 될 영향에 대한 대응시스템과 대처 방안을 마련하려면 과학적 사고와 판단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는 아직 복잡한 자연과 사회 현상에 대한 과학기술적 논의와 판단에 매우 미숙하다. 사회 전반에 합리적 토론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때문이기도 하지만, 복잡한 현상의 뒤에 숨어있는 과학적 진실과 위험에 대해 과학기술인이 보다 적극적으로 국민들과 소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여러 현안에 대한 과학기술계의 설명에 대해 국민들의 인식과의 괴리와 신뢰 부족이 느껴지는 것은 지난날 황우석 사태의 사례처럼 우리들의 잘못도 크다. 과학기술인의 본분은 자연을 탐구하고 기술을 개발하는데 있지만, 국가와 사회의 미래를 내다보며 국민과의 소통과 신뢰를 강화해나가는 것도 매우 중요한 것이다. 국민들께서도 과학기술인들에 대해 더욱 따뜻한 시선과 신뢰를 보내주셔서 과학적 사고와 성숙한 판단을 통해 여러 복잡한 현안을 함께 헤쳐 나가길 기대한다.

과실연은 과학의 날을 맞이하여 그동안 국민과의 소통 부족을 깊이 반성하며, 국민들이 국가 사회적 현안에 대한 올바른 과학적 인식하에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 할 것을 다짐한다.

2011.04.21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

[김영오 칼럼] -기고문- “창의력 토론 위주 ‘과활’ 펼친다”

“창의력 토론 위주 ‘과활’ 펼친다”

‘과실연 대학생재능기부봉사단’ 가동 준비중

    지난 5년간 과실연 회원조직위원회 우선순위 1번을 차지하고 있던 미션은 역시 “회원의 저변확대”였다.
그 일환으로 회원조직위원회에서 학생조직을 기획하고 있던 지난 여름,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님의 “재능기부” 소식은 과실연에게는 오아시스와 같았다. 과실연 학생조직의 첫 번째 활동으로 재능기부를 하면 되겠구나…
가칭 과실연 대학생재능기부봉사단! 이 명칭을 생각해내고 혼자 빙긋이 웃었다. 대학생들이 교사나 교수보다는 전공지식이 떨어지겠지만, 어린 청소년 학생들과의 스킨쉽을 통해 대학생들의 순수함과 열정을 고스란히 심어줄 수 있다는 기대감에 더욱 기뻤다.

 

    그즈음 하늘은 한 번 더 과실연을 도왔다.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에서 이미 과학봉사활동(과할)을 3년째 하고 있다는 소식이 비슷한 시기에 입수되었기 때문이다.
예전 ‘농활’(농촌봉사활동) 대신 이제는 (세련되게) ‘과할’을 한다? 또 한번 빙긋이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당장 학생대표를 만나 개요를 들어보니 상당히 훌륭하였다.
물론 학교에서 예산 등을 지원하고 있긴 하지만, 작은 예산의 범위 내에서 기성세대의 별다른 도움 없이 거의 모든 행사가 학생들 자치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즉, 수학, 물리, 화학, 생물 이렇게 4과목에 걸쳐 200여명의 학생들이 4개 농촌지역 초중등학생 600여명에게 과학실험을 5일간 운영하고 있던 것이다.

    이같은 두 가지 희소식에 힘입어 회원조직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초 과실연 창립 5주년 행사에서 “(가칭) 과실연 대학생재능기부봉사단” 발족을 야심차게 공표하였다.

    첫 해를 맞는 2011년에는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의 기존 과활에 더불어 3,4개 대학교 200여명의 학생이 과실연 대학생재능기부봉사단에 참여할 계획이다. 과실연에서는 이 활동을 위해 예산은 확보하고 대상 지역을 섭외하며 교육프로그램을 기획한다.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의 과활은 기존 지원예산과 대상지역을 그대로 유지하되 교육프로그램 등은 과실연과 공유할 수 있도록 하여 기존 및 신규 활동의 시너지 효과를 최대한 살릴 예정이다. 현재 과실연에서는 한국수자원공사과 창의재단 등에 예산 지원을 위해 제안서를 제출해 놓은 상태이며, 뜻 있는 대학교 학생회를 물색하여 참가조직을 구성하고 있는 중이다.
교육프로그램은 입시위주의 교육과는 무관하게 창의력과 토론을 진작할 수 있는 방향으로 기획되고 있으며, 과실연 홍보팀장이신 싸이유 홍대길 사장님이 진두지휘를 맡고 있어 더욱 든든하다.

    이번 여름 호기심으로 가득 찬 어린이들과 순수한 열정으로 비지땀을 흘리며 수업을 하고 있을 대학생들을 볼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벅차오른다.

 

김영오(과실연 회원조직위원장,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곽재원 칼럼] “눈부신 중국 과학기술 발전 비결”

[곽재원 칼럼]

눈부신 중국 과학기술 발전 비결

   지난 14일 중국 하이난다오(海南島) 싼야(三亞)에서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개국(BRICS) 정상이 발표한 ‘싼야선언’은 원자력발전 추진 노선을 지속하겠다는 다짐이 핵심이다. 신흥 개발도상국이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선 원전이 불가결하다는 의견을 중국이 주도해 공표한 것이다.

중국은 현재 운전 중인 원전이 11기이고 26기가 건설 중으로 세계 전체 건설안건(66기)의 절반에 육박한다. 계획 중인 플랜트도 10기로 세계 최대의 원전 건설국이다. 중국 원전정책은 1980년대 외국 기술 도입으로 시작했다. 자동차 등 다른 산업과 같이 국산화가 기본 전략이다. 원자로 용기,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등 주요 기기는 국산화 연구개발(R&D)로 독자 추진하고 있다. 대형기기 생산거점 3개소, 중장비 생산거점 2개소를 이미 설립했다. 현행 제2세대 원자로의 국산화율은 80%를 넘고, 제3세대인 ‘AP1000’도 국산화가 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중국은 2008년 세계 최대 에너지 생산국이자 세계 2위 에너지 소비국이 됐다. 에너지소비의 70%를 석탄에 의존하고 있는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지구온난화 가스 배출이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 원전 적극 개발로 방향을 잡은 것. 지금은 자체 건설에만도 손이 달리지만 국내 건설 러시가 일단락되면 해외 시장에서 한국·일본 등과 격돌할 것이 분명하다.

중국은 2010년 세계 2위 경제대국이 됐을 뿐 아니라 수출총액에서는 독일을 제치고 세계 1위, 또 신차 판매대수도 1806만 대로 2년 연속 세계 1위, 조강 생산량은 6억2000만t(세계 전체의 44%)으로 압도적인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눈부신 경제성과는 3월 말 현재 세계 최대의 외환보유액 3조 달러라는 지표로 나타났다.

영국 왕립협회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이 미국의 국가경쟁력 약화를 틈타 2013년부터는 과학기술 논문 인용수의 증가율에서 미국을 앞설 것으로 내다봤다. 2008년 기준으로 미국은 31만6000여 건, 중국은 18만4000여 건을 발표하고 있으나 그 간격이 급격히 좁혀지고 있다. 과학기술 성과가 질과 양에서 접근하고 있다. .

도쿄대의 연구보고서(1945~2009년 통계)는 신재생에너지의 대표 격인 태양전지와 연료전지에 관한 학술논문에서 중국·한국·인도의 약진을 지적했다. 태양전지에서는 총 논문 수로 중국이 세계 4위, 인도가 5위이고, 연료전지에서는 중국이 2위, 한국이 5위에 들었다. 이 배경에는 적극적인 과학기술투자와 세계 수준의 대학 육성, 해외에 있는 우수한 연구자 유치 등 국가 과학기술정책이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주 세계 지식재산권기구(WIPO)는 한 번에 전 세계에 특허 출원하는 PCT 국제출원(142개국 가입)이 지난해 처음으로 200만 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78년 도입된 PCT 국제출원은 100만 건이 달성되는 데 26년 걸렸으나 6년 만에 두 배 늘어났다. 이러한 급증은 동아시아 국가의 과학기술 이노베이션의 결과를 반영하는 것으로 2010년 PCT의 4위 출원국인 중국의 출원은 전년비 56%, 5위인 한국은 20.5%, 2위인 일본은 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유럽 중심의 출원이 수년 새 동아시아로 축이 옮겨졌고 그 뒤에는 중국 요인이 크게 자리 잡고 있다.

중국은 국방산업에서도 과학기술 이노베이션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2006년 중장기 과학기술개발계획을 내놓으면서 2020년까지 과학기술 세계 일류 그룹에 진입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국방과 관련해서는 98년 국방산업의 전면적인 개혁을 통해 인민해방군에 신설한 ‘총장비부’의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총장비부는 국방산업과 군사기술을 종합 관리하는데 지금은 국방산업과 다른 산업의 영역을 없애고 군민 양 부문을 융합한 이노베이션개혁을 실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가로부터 자금뿐 아니라 주식 공개, 채권 발행, 은행 융자, 기업 사모 등 자본시장에서 대규모 자본조달을 가능케 했다. 중국의 세계패권 전략을 ‘기술도입→국산화→국영기업 및 군산복합→과학기술 및 수출대국’이란 틀에서 들여다 볼 때다

곽재원 중앙일보 대기자(과실연 집행위원)

 

(** 본 칼럼은 2011년 4월 19일자 중앙일보에 실렸습니다.)

[성명서41호] “KAIST 사태, 대학 스스로 해결할 기회를 주라”

“KAIST 사태, 대학 스스로 해결할 기회를 주라” 

   카이스트(KAIST)가 사랑하는 학생과 교수를 잃고 사회적 논란의 소용돌이에 휩싸이는 것을 지켜보면서, 바른 과학기술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은 매우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최근 카이스트의 슬픔은 어느 한 개인, 한 기관의 문제로만 볼 수 없다. 최고의 과학영재와 장래가 촉망되던 유망한 과학자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간 것이, 우리 대학과 사회의 몰아가기 경쟁과 성과 지향적 문화, 그리고 어느 정도의 실패나 실수조차 용납하지 않는 경직된 감사 시스템 등의 결과가 아닌지, 깊게 반성하고 불행의 고리를 끊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다함께 모색하여야 한다. 
  대학은 역사적으로 독자적, 자율적 지위를 누리며 진리를 탐구하고 그 사회가 필요로 하는 가장 바람직한 의식을 형성하며, 국가 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곳이다. 대학 발전은 긴 호흡을 필요로 하며, 대학 스스로 과제들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 비록 잇단 자살문제는 사회적인 충격이 크지만, 그 때문에 국회가, 정부가, 언론이 여론몰이 식으로 개입해서는 안 된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국회에서 일부 의원들이 보여준 예의에 벗어난 수준의 언동은 심히 부적절하다.
   과실연은 우리의 과학인재들이 마음껏 미래를 펼쳐나갈 수 있도록 우리 대학과 사회가 다음 사항을 깊이 고려하여 대학발전에 기여하여 줄 것을 촉구한다.
– 대학과 사회는 학생과 교수의 실수 또는 실패를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이들이 새롭게 재도전할 수 있는 교육체계, 연구 환경과 사회적 풍토의 획기적인 개선에 적극 노력해야 한다.
– 정부, 국회, 언론 등 우리 사회는 먼저 대학을 신뢰하고 존중하고, 대학이 외부 여론이 아니라 스스로 학내 문제를 풀어가도록 기회를 주어야 한다.

2011.4.15


바른 과학기술 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