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Archives: 6월 2011

[김승환 칼럼] 태풍 속으로

[김승환 칼럼]

태풍 속으로

얼마 전 기상전문가들이 “올해 1~2개의 태풍이 한국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한반도는 벌써부터 태풍 ‘메아리’의 영향권 속으로 들어갔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자연 재해 중 가장 큰 피해를 주는 태풍을 우리는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태풍은 북태평양 남서부에서 발생하여 동아시아로 불어오는, 중심 최대풍속이 초속 17m 이상이고 폭풍우를 동반하는 열대저기압이다. 세계기상기구(WMO)의 최대풍속에 따른 4 단계 분류 중 한국과 일본은 열대성 폭풍 이상을 태풍이라 부른다. 태풍은 지역에 따라 대서양에서는 허리케인, 인도양에서는 사이클론, 남반구에서는 트로피컬 사이클론이라고 불린다.
태풍은 매년 30회 가량 발생하지만, 주로 7~10월이 피크이다. 이번 태풍처럼 6월에 발생해서 한반도를 관통하는 경우는 100여 년만이다. 이 태풍이 발달하려면 충분히 따뜻한 바다 표면 온도, 기상의 불안정성, 대기의 높은 습도 등 여러 조건이 만족되어야 한다. 따뜻해진 바닷물의 증발로 생긴 저기압과 습도가 맞게 되면 열대성 폭풍이 발생한다. 열대성 폭풍은 북태평양 열대 바다의 수증기의 응결로 방출되는 막대한 열에너지로 유지, 증폭되며, 무역풍과 편서풍을 타고 < 패턴으로 이동하며 태풍으로 성장해나간다.
태풍의 에너지는 근원적으로 태양으로부터 온다. 태양의 복사열로 뜨거워진 적도 부근의 바다는 이 열에너지를 자연법칙에 따라 북쪽의 차가운 지역으로 골고루 나눠준다. 엄청난 양의 열에너지는 대류 현상을 통해 공기의 직접 이동으로 수송될 때 가장 효율적이다. 냄비에 물을 넣고 열을 가할 때 볼 수 있는 물의 이동 패턴도 대류현상의 일종이다.
공기의 대류는 모든 기상현상의 이면에 자리하며, 경계조건에 따라 다양한 불안정성이 매우 복잡하게 전개될 수 있다. 태풍도 대류의 작은 불안정성이 끊임없는 자기증폭을 거쳐 가장 격렬한 형태로 에너지를 수송하는 현상이다. 이러한 태풍의 규모와 경로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물리학의 10대 난제’ 중 하나인 난류의 이해와 연계되는 도전적 과제이다.
김승환 포스텍 물리학과 교수/아태이론물리센터 사무총장/과실연 집행위원장
 
(** 본칼럼은 6월27일 한국일보에 실렸습니다.)

[곽재원 칼럼] 칸과 프리드먼의 한국 청사진

 

[곽재원 칼럼]

칸과 프리드먼의 한국 청사진

미국의 유력 싱크탱크인 허드슨 연구소의 설립자 허먼 칸(1922~1983)이 한국을 드나들며 조언해 주던 1970년대 초는 ‘로마 클럽’의 시대였다. 서유럽 지도급 인사들 모임인 로마클럽이 주도한 자원과 환경의 미래에 대한 최초의 국제적 연구가 72년 ‘성장의 한계’라는 제목의 보고서로 발표되자 세계 각국 리더, 학자들의 관심이 일시에 ‘미래사회’로 쏠리기 시작한 것이다. 연구 총책이었던 미 MIT대는 인구, 식량 생산량, 천연자원, 산업발전, 환경오염 등 5개 요소를 기초 데이터로 미래사회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했다. 미래학자와 미래전략가들의 대거 출현과 함께 2000년대를 향한 정책이 범람했다.

 

 그 중심에 서 있던 허먼 칸은 저서 『초대국 일본의 도전』(1970년) 에서 경제대국 후의 일본의 목표에 대해 일갈한 뒤 한국으로 관심을 돌린다. 그는 수차례의 방한 때마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을 만나 선진국 산업발전과정을 설명하면서 한국 미래의 청사진을 그려주었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새마을운동 등을 그는 매우 높이 평가하고 한국이 10대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영숙 유엔미래포럼 대표는 특히 새마을운동과 관련해 허먼 칸의 제자였던 제롬 글렌 밀레니엄 프로젝트 회장의 말을 인용, 허먼 칸이 박 대통령에게 미래 성장동력에 관한 다양한 제언을 했는데 그중 하나가 도시 노동자를 대신할 농어촌 노동력에 관심을 둬야 한다는 조언을 했다고 밝혔다.

 

 허먼 칸이 앨빈 토플러 이전의 미래학 대가였다면 제롬 글렌 회장은 지금 기후변화와 녹색성장의 세계적인 전도사로 통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현 한국과학기술연구원)가 국내 석학을 총동원해 만든 ‘서기 2000년의 한국에 관한 조사연구’ 보고서(1970년)는 허먼 칸의 『2000년』(맥밀란 출판, 1967년)을 주요 참고문헌으로 삼았다. KIST의 녹색환경 연구도 70~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문길주 KIST원장은 “KIST에 있어 녹색은 오래된 미래”라고 강조한다.

 

 미 뉴욕 타임스의 저명한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57)이 한국의 녹색성장을 얘기한 것은 ‘글로벌 코리아 2009’ 포럼에 참석해서다. 정보기술(IT) 혁명이 몰고 온 새로운 세상을 그는 ‘평평한 세계’라고 불렀고, 여기에 에너지기술(ET) 혁명을 가세시켜 ‘뜨겁고 평평하고 붐비는 세계’라 정정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이 빈곤한 자원에도 불구하고 녹색기술에 투자하면 세계를 선도할 수 있다”며 “한국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은 지금의 한국에 가장 적합한 비전이라 본다”고 평가한 바 있다. 프리드먼은 2006년 10월 영국 정부의 수석경제학자 니컬러스 스턴 경이 기후변화를 사회경제학적으로 접근한 검토 보고서(이른바 스턴 보고서)를 발표한 이래 수많은 전문가가 등장하고 있는 중에 가장 영향력 있는 녹색 오피니언 리더로 부상했다.

 

 영국 재무부의 위탁과제로 수행된 이 보고서는 세계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신속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지구온난화 대책 비용이 세계 GDP의 5~20%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고, 2009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국제기후변화과학회의에서 스턴 경에 의해 다시 수정 발표됐다.

 

 이번 주(20~21일) 스턴 경을 포함한 세계 리더들이 참석하는 서울 글로벌 녹색성장 서밋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아우르는 녹색성장 정책의 또 다른 기점이 될 것 같다. 지난 3년간 추진해 온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다시 추슬러 산재한 정책들의 결집력을 높이고, 사회·경제 각 부문 간에 녹색 차별(그린 디바이드)이 생기지 않도록 소통과 수용 환경을 강화해야 한다. 지금 우리는 ‘로마클럽 보고서-허먼 칸’ 시대를 지나 ‘스턴 보고서-토머스 프리드먼’ 시대의 한복판에 서 있다. 40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의 녹색성장 정책은 그 연장선상에서가 아닌 전혀 새로운 차원에서 미래를 설계하려 한다.

 

 허먼 칸이 70년대 설파한 한국의 도전과 대응은 이제 선진국에 대한 도전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동시에 우리의 과거 업적에 대한 자부와 타국에 대한 자신감, 국가적 위신을 발양하는 우리 자신에 대한 도전으로 다시 해석돼야 할 시점이다.

 

곽재원 중앙일보 대기자(과실연 집행위원)

 

(** 본 칼럼은 2011년 6월 21일자 중앙일보에 실렸습니다.)

[오세정 사설] 스스로 추락하는 ‘권위’

[아침논단] 스스로 추락하는 ‘권위’

 

국민의 신뢰와 신망 잃은 국가기관과 공권력도 문제지만 학계 전문가나 대학 운영자는 대중의 동의와 존경 없이는 아무런 영향력 발휘 못해… 잘못 인정과 自淨 노력 시급

 

국가라는 사회공동체는 어떻게 유지되고 발전하는가? 물론 국가기관과 공권력 같은 물리적인 제도가 기본이 되겠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신뢰받는 권위’라는 소프트 파워라는 점을 여러 학자가 이야기하고 있다. ‘권위’는 국어사전에 의하면 “일정한 분야에서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위신”이다. 선출된 정치지도자, 학계에서 석학(碩學)으로 인정받는 전문가, 교인들로부터 존경받는 종교지도자 등의 권위가 그 예가 될 것이다. 이외에도 국가의 제도와 법으로 인정받는 권위가 있다. 공공의 질서 유지를 위해 부여된 검·경찰과 법원의 권위나 공공기관들의 업무를 감독하기 위한 금융감독원과 감사원의 권위가 여기에 속할 것이다. 아무리 민주사회가 되어 ‘권위주의’는 없어져도 ‘권위’는 살아 있어야 사회공동체가 제대로 작동한다. 그런데 요즘 우리 사회는 ‘권위’ 자체가 실종되는 느낌이다.

 

사실 ‘권위의 실종’은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에 따라 생긴 세계적인 현상이다. 과거의 정치지도자들은 연출된 환경에서 원하는 메시지만 국민에게 전달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인터넷과 트위터 등의 영향으로 일거수일투족(一擧手一投足)이 모두 대중에게 노출되기 때문에 인간적인 약점이 그대로 드러난다. 정치지도자뿐 아니라 경제계나 사회문화계의 주요 인물들도 비슷한 상황이기에, 아무리 점잔을 빼거나 지위의 후광에 숨어 있어도 이제 많은 사람을 속이기는 어렵게 되었다. 물론 인간적인 약점을 알아도 그 사람을 좋아할 수는 있지만, 존경하고 따르기는 어려운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오죽하면 “천하의 영웅도 자기 고향에서는 존경받기 어렵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이처럼 사회환경의 변화는 과거처럼 많은 사람의 존경을 받는 권위자가 배출되기 어렵게 만들었다.

 

그러나 요즘 우리나라의 경우는 이런 요인은 차치하고 권위를 가졌거나 국가의 법으로 부여받은 사람들이 스스로 추락하기 위해 안달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예를 들어 과거 모든 공공기관이 경외(敬畏)하는 기관이었던 감사원은 요즘 몇 가지 추문에 휘말리면서 그 권위를 많이 잃어버렸다. 금융감독원은 말할 필요조차 없다. 정치지도자들도 말 바꾸기와 포퓰리즘의 늪에 빠져 권위를 잃은 지 오래고, 사법부와 고위공무원들은 전관예우의 행태가 드러나면서 국민의 신망을 잃었다.

 

그나마 이들은 법이나 제도로 보장된 권한이 있기 때문에 국민의 존경을 받지 못할지라도 계속 권력을 행사할 수는 있을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경우는 국민의 동의와 존경 없이는 아무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는 집단이다. 대표적인 예가 학계의 전문가 집단과 대학을 운영하는 사람들이다. 물론 과거에도 학계의 전문가들이 비난을 받은 일은 있었지만, 최근에 와서는 그 빈도가 잦을 뿐 아니라 본인들이 자초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 우려스럽다. 교수라는 타이틀만으로 자신의 전문분야가 아닌 일에도 전문가인 척 참견하는 것, 학자적 양심과 비판정신은 잊고 정치에 깊이 관여하여 ‘폴리페서’의 길을 가는 것,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되는 연구비를 개인 용도로 전용하는 것, 한국 대학교육의 총체적 위기상황을 보면서도 아무 일도 안 하다가 ‘반값 등록금’ 사태를 맞은 대학 운영자들 … 이런 사례들을 보면서 이들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떨어질 대로 떨어졌고 앞으로도 그 권위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듯이 보인다.

 

그러나 사회의 건전한 ‘권위’ 없이는 건강한 사회로 발전하기 어렵다는 것이 세계 여러 국가의 공통된 경험이다. 특히 사회의 건전한 비판자로서 학계 전문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이들이 추락할 대로 추락한 권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우선 잘못을 솔직히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인슈타인 같은 대학자도 자신의 의견이 틀렸을 때에는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사실 이 같은 정직성은 학자로서의 가장 기본적인 요건이다. 둘째는 자정(自淨) 능력이 있어야 한다. 연구비 부정사용이나 대학교육의 문제 등은 이제 해결하지 않고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사안이 되었다. 그러니 한국 최고의 전문가들이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면 외부의 간섭이 들어오게 될 것이다. 제대로 된 해결책을 얻기 위해서라도 학계의 자정 노력이 꼭 필요한 것이다. 셋째로는 공동체 의식이다. 전문가들이 자신들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해 노력할 때 일반 시민들은 그들의 권위를 기꺼이 인정할 것이다.

 

오세정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서울대 교수·과실연 공동대표
(** 본칼럼은 6월19일 조선닷컴에 실렸습니다.)

[이홈금 칼럼] 북극권 이슈와 노르웨이

[이홍금 칼럼]
북극권 이슈와 노르웨이


장마 기운에 무더위가 심하고 햇살이 뜨겁게 느껴질 때면 나는 북극의 빙원과 차가운 바람을 상상하면서 더위를 견디고 있다. 북극 대한민국의 연구기지인 다산과학기지는 노르웨이령 스발바드 군도 스피츠베르겐 섬 니알슨 북위 78. 55도에 위치하고 있다. 2002년 4월에 세워진 다산과학기지를 방문한 것은 2005년 한 여름이었는데 6~8월 여름철이 되면 해가 하루 종일 지지 않고 지평선 위를 일정한 각도를 이루며 하루 한 바퀴씩 선회하기 때문에 태양이 24시간 지지 않는 백야를 경험하게 된다. 시간의 리듬감을 잃고 잠도 안자고 야회 채집을 하면서 땀도 흘리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이전에 내게는 노르웨이라는 나라는 그리그의 솔베이지 송과 입센의 희곡 노라 그리고 피요르드의 멋진 장관을 갖고 있는 스칸디나비아 북극권의 한 나라였지만 지금은 북극권 이슈에 대하여 협력이 필요한 국가로 인식되었다.

북극은 북위 66.5도 이북 지역을 지칭하며, 산림성장의 한계선, 북극에서 떠내려 오는 빙하(일명 유빙)가 남하하는 한계선, 또한 사계절 내내 땅이 얼어있는 영구동토층 한계선에 해당된다. 또한 기후학적으로는 7월 평균 기온이 영상 10도 이하인 지역을 북극권이라 한다. 유라시아와 북미대륙으로 둘러싸인 거대한 바다인 북극해는 그 넓이가 950㎢로 지구 해양의 3%를 차지하고 있으며, 한반도 면적의 약 55배에 이른다.

북극해는 통상 바닷물이 얼어 형성된 해빙(Sea Ice)으로 뒤덮여 있는 바다로 해빙의 평균 두께는 2~3㎙에 이른다. 북극해 중앙부에는 수심 4,000㎞의 심해평원이 있으며 이곳의 최대수심은 5,440㎙에 이르지만 30% 이상이 대륙붕으로 구성돼 있다. 이 해저 대륙붕에는 금, 은, 동, 철, 아연, 주석, 니켈, 다이아몬드와 같은 광물자원과 석탄, 석유, 천연가스, 그리고 미래 에너지자원인 가스하이드레이트 등 막대한 양의 자원이 매장돼 있어 국가 간에 자원 분쟁이 끊이지 않고 일어나는 지역이기도 하다.

최근 온난화로 인해 북극해 해빙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북극해 해빙이 가장 많았던 2008년 2월 21일의 경우 해빙 면적은 1,500만㎢로 계속 줄고 있으며, 더욱이 2008년 여름에는 북서항로(캐나다 북극 항로)와 북동항로(러시아 북측 항로)가 동시에 열렸다. 해빙이 줄면서 북극권의 환경변화가 북극진동을 유도해 우리나라 겨울에 한파를 겪을 만큼 그 영향도 심각해지고 기후변화 연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또한 북극해 접근이 용이해 지면서 자원 에너지 개발과 북극항로 등 경제적 효과에 따라 북극권 이슈의 중대성이 국제사회에서 커지고 있다.

노르웨이는 난센이 최초로 그린란드를 횡단하고 아문젠이 최초로 북극의 북서로를 배로 통과한 이후 높은 극지탐험 수준을 갖고 있는 나라다. ‘랑스(Lance)’가 이끄는 다섯 개의 큰 탐험선이 북극해 주변을 항해하고 있으며, 현재 우리나라 다산과학기지를 포함해 독일, 프랑스, 중국, 일본, 이탈리아, 영국, 스웨덴, 네덜란드, 인도, 노르웨이의 연구기지가 있는 니알슨 국제 기지촌을 운영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1970년대 스발바르 인근 북해 유전개발로 가난한 농업국에서 선진국으로 변모했으며 현재 세계 3대 석유수출국이자 서유럽 최대 천연가스 수출국으로 도약했다.

이제 좀 더 적극적으로 노르웨이와 북극권 외교정책, 기후변화 관련 연구 활동, 북극항로, 자원 에너지, 극한공학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상호 협력이 가능한 분야를 확인하고, 전문가 네트워크의 강화뿐 만 아니라 협력 범위를 확대하여 북극권 이슈에 대해 대응해 나가야 한다. 백야의 나라, 피요르드의 나라에서 우리의 파트너로서 노르웨이를 더 알아야 하겠다.

이홍금 극지연구소 소장/과실연 회원
(** 본칼럼은 6월13일 한국일보에 실렸습니다.)

[곽재원 칼럼] 수산업은 첨단 6차 산업이다

[곽재원칼럼]
수산업은 첨단 6차 산업이다
녹색기술과 생명과학 아우른 식료 안전보장, 녹색성장 주축
고도의 국가 전략을 세울 때다
   5월 24일 중국 하이난성 앞바다에서 열대해양목장 건설이 시작됐다. ‘싼야(三亞)시 근해 해양목장 건설계획’으로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대규모 인공어초 건설이 핵심이다.

해양환경 구축과 어업자원의 양식·방류 등을 통해 중국 처음으로 2015년까지 열대해양목장을 완성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해양생물 투어 등 열대 특색을 가진 해양레저 프로젝트도 들어 있다. 싼야시는 10년 이내에 8개의 해양목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일본의 태평양 연안 수산 거점이 큰 타격을 받자 중국 정부는 곧바로 일본을 대신할 수산강국이 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이 프로젝트는 그 일환인 셈이다.

웰빙 지향과 세계적인 어식(魚食) 붐이 아시아와 유럽·중동으로 번지자 세계의 다랑어잡이 어선들이 최대 어장인 일본으로 회유하기 전에 머무르는 인도네시아 연안에 집결해 싹쓸이하고 있다. 다랑어는 참치통조림용으로 쓰이는 최고 인기 어종이다. 여기서도 중국은 석유자원같이 차관을 동원해 미크로네시아의 선적을 획득해 최신예 어선을 투입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제적으로 태평양 중서부에서의 총량 규제가 제안되고 있다.

최근 유럽연합(EU)의 유럽위원회는 가맹국이 역내 수산자원에 관한 과학적인 데이터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을 경우 대상국의 내년도 어획량을 최대 25%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대구 등 일부 어종의 남획을 막기 위해서다. EU는 매년 유럽위원회가 다음해 어획 가능량을 가맹국마다 정하고 있다.

수산업은 지금 각국 공통의 식료 안전보장과 녹색성장의 주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수산업은 바다를 경영하는 방대한 산업이다. 바다는 글로벌화, 기후변화와 환경문제, 녹색성장 등 세계가 안고 있는 모든 문제가 집약된 곳인 동시에 그 해결책도 갖고 있기에 수산업은 고도의 국가 전략을 필요로 한다.

세계 수산업은 나라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큰 틀에서 커플링(공조)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우선 공급 면에서 양식어업이 크게 늘면서 수산업의 주류가 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천해 양식어업이 일반 해면 어업의 생산량을 2006년 역전했다. 두 번째는 소비 면에서 수산식품(white meat)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는 점이다. 수요증가율로 볼 때 일반 육류(red meat)는 개도국, 수산식품은 선진국이라는 양극화에서 수산식품의 영역이 넓어지는 현상이 뚜렷하다. 우리나라는 수산물 자급률이 2000년에 100%가 무너졌고, 2001년에는 수입이 수출을 능가해 수입대국으로 향하고 있다.

세 번째는 수산물의 생산금액과 부가가치 창출을 기준으로 하는 수산업 선진화 지표를 높이기 위해 각국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세계 수산물 생산의 2.2%를 차지하는 우리나라는 성장 가능성이 있는 선발 개도국의 위치에 있다. 일본은 선진국의 B그룹에서 약진 중이고, 노르웨이는 A그룹에서 선두 다지기를 하고 있다.

네 번째는 노르웨이가 북극 대구어장 관리와 국제적인 연어 유통시스템에서 러시와와 협력하고 EU의 규제 체계를 선도하는 모습에서 보듯이 국제 수산 협력과 외교의 필요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제는 우리 수산업도 조감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수산업이 고용과 경제를 끌고 가는 신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으려면 수산업은 낙후된 1차 산업이 아니라 ‘1차 산업(채취와 채굴)X2차 산업(재배와 가공)X3차 산업(유통과 마케팅)=6차 산업’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가져야 한다. 특히 양식업(aquaculture)은 ‘수산문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대표적인 녹색산업으로서, 안심과 신뢰 업종으로서, 보편적 식료가 아닌 고부가가치의 차별적 식료 자원으로서 들여다봐야 한다. 수산업은 녹색기술과 생명과학의 이노베이션을 아우르는 최첨단 산업이 될 수 있다. 세계화된 노르웨이의 수산정책과 수산업 관리 시스템, 재해 후 일본의 동일본 지역 어업부흥특구 지정과 새로운 법체계 등은 좋은 교과서가 될 것이다.

수산업계가 제안하고 있는 수산업 자유무역협정(FTA) 이행기금 신설, 어업 서식지 보호구역 지정, 수산물 산지종합처리장 구축, 수산 전문인력 육성 지원 등에 대해서도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곽재원 중앙일보 대기자(과실연 집행위원)

(** 본 칼럼은 2011년 6월 7일자 중앙일보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