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Archives: 9월 2011

[김승환 칼럼] 빛과 아인슈타인의 성역

[김승환 칼럼]

빛과 아인슈타인의 성역

최근 세계적인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OPERA 연구팀이 “빛보다 빠른 입자를 발견했다”고 발표한 후 세계의 과학계 뿐 아니라 일반 대중들도 당혹과 흥분의 도가니에 휩싸였다.
만약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지난 100여년간 현대 물리학의 근간이 되어온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의 성역이 뿌리부터 흔들리게 된다. ‘기적의 해’인 1905년에 발표된 특수상대성이론은 빛의 속도가 관측자의 운동이나 광원의 운동에 무관하게 항상 일정하다는 가정에 기초하고 있다. 현재 가장 정확한 빛의 속도 측정값은 진공 속에서 초속 29.9792458 만 km이다. 모든 전자기파와 질량이 없는 입자들은 이 빛과 같은 속도로 움직이며 더 빨리 달릴 수 없다. 단 빛의 속도는 공기나 유리 등 어떤 투명한 물질을 통과할 때에는 매질의 굴절율에 따라 느려질 수 있다고 한다.
보통 빛의 속도는 너무나 빨라 거의 순간적인 이동처럼 보인다. 그러나 광대한 우주 공간의 긴 여행이나 매우 정밀한 실험을 하는 경우 빛의 속도가 유한하다는 사실이 측정 시 드러난다. 예를 들어 밤하늘의 별들의 경우 이미 수년 전 또는 수십억년 전 과거에 우주의 먼 고향을 떠나온 빛을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이다. 한편 첨단 GPS 위치확인시스템은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전자파가 위성을 떠나 수신기로 오기까지 걸린 시간을 측정해 현재의 거리와 위치를 정확하게 계산해낸다.
특수 상대성이론에서 시간과 공간은 하나의 시공간 구조로 통합되었다. 여기서 빛의 속도라는 근본 상수는 시간과 공간 사이의 특별한 대칭 관계를 엮어준다. 거의 대부분의 현대 물리학 이론이 이 대칭성에 의존하기 때문에 만약 빛의 속도제한이 풀리면 현대 물리학은 첫 페이지부터 다시 써야한다.
또한 빛보다 더 빠른 입자로 시공간의 관계가 뒤섞이게 되면 시간여행이 가능한 타임머신 등 공상과학영화 속의 일들도 가능해질 수도 있다.
한국의 연구자들도 포함된 OPERA 국제공동연구팀의 원래 실험 목적은 우주의 기원을 밝히기 위해 중성미자란 입자를 검출하는 것이었다. ‘유령 입자’라고도 불리는 중성미자는 다른 물질과 거의 상호작용이 없어 초당 수조 개가 우리 몸을 통과해도 감지가 안 된다. 하지만 중성미자는 땅 속 깊이 장치를 설치하면 지구를 이루는 물질과의 수많은 상호작용을 통해 검출이 가능해진다. 이 연구팀은 스위스 제네바의 가속기에서 발생한 중성미자를 730km 떨어진 이태리의 한 지하 연구소로 보내어 검출에 성공했는 데, 예상외로 중성미자가 빛보다 더 빨리 도착한 것을 확인한 것이다.
주류 과학계는 아직 OPERA 팀의 연구결과에 대해 신중론과 함께 회의적 시각이 우세하다. 사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수많은 도전과 검증을 견고하게 견뎌내었다. 이번과 같은 주장은 종종 있어왔지만 모두 측정상의 실수로 밝혀졌었다. 실제 중성미자의 속도 측정은 매우 정교한 실험과 분석이 요구되는 까다로운 과제로 과학계 내외부에서 실험의 오류가능성에 대한 철저한 검토과 공개적 토론이 이미 시작됐다. 몇몇 세계적 연구소에서 독립적 검증을 위한 추가 실험을 계획하고 있어 몇 달 내 이 논란이 종식될 전망이다.
과학에 성역은 없다. 이번 사례에서 보듯이 누구나 그리고 어떠한 이론이나, 심지어 아인슈타인과 상대성이론조차도 동료과학자의 검증과 비판의 대상을 벗어날 수 없다. 빛의 속도를 둘러싼 논쟁이 현대 과학의 뿌리를 다시금 되돌아보고 설렘과 흥분 속에서 과학적 토론과 진보를 이루어나가는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
김승환 포스텍 물리학과 교수/아태이론물리센터 사무총장/과실연 집행위원장

(** 본칼럼은 9월 26일 한국일보에 실렸습니다.)

[임주환 칼럼] 무제한 요금제부터 폐지해야

[임주환 칼럼]

무제한 요금제부터 폐지해야

지난해 시스코가 예측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은 5년 간 40배 증가할 것으로 발표했다. 한편 ITU는 같은 기간에 4.7배 증가할 것이라 보수적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11월 전파방송콘퍼런스에서 발표된 자료에는 국내 모바일 트래픽이 5년 후 최소 16배 증가할 것이라고 했고, 국내 이동통신사는 지난해 모바일 데이터가 10배 이상 실질적으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최근 제출된 국정 감사 자료에 의하면 스마트폰 트래픽이 지난 1 년 사이 29배 증가했고, 스마트폰을 포함한 전체 이동통신 트래픽이 지난 1년 간 13배 정도로 증가했다고 한다. 장기 예상치가 각기 다르고 실측치도 WiFi, WiBro, 3G 등을 통한 데이터가 분명치 않게 중구남방으로 발표되는데 이런 통계치부터 통일시켜야 할 것 같다. 방송통신위원회 자료실을 아무리 뒤져도 무선데이터에 대한 예상치가 보이지 않고, 방통위 업무보고에도 구체적인 예측치가 빠져 있다. 전력 수요에 대한 예상이 빗나가 정전으로 전국이 혼란을 겪었는데 통신에도 유사한 일이 터지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앞에 언급한 예측치들이 서로 엇갈리고 있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우리가 예상하고 있는 것보다 엄청 가파르게 무선데이터 트래픽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트래픽 폭증의 주된 원인은 스마트폰 이용자의 증가에 있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이미 1500만 명이 넘었고, 올 말에는 2000만 명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스마트폰 이용자는 일반 휴대폰 이용자보다 데이터 이용량이 30배 정도 증가한다고 한다. 앞으로 확대 보급될 N스크린 서비스도 트래픽 폭증을 일으킬 요인 가운데 하나다. N스크린 서비스는 일반 TV로 보는 프로그램을 스마트폰과 갤럭시 탭이나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PC를 이용하여 동영상을 이용하기 때문에 트래픽을 폭증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요즘 도입이 시작된 클라우드 서비스도 무선데이터 트래픽 폭증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무선데이터 트래픽이 앞으로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에 대한 대비책은 너무 허술한 것 같다. 우선 무선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는 당장 폐지되어야 한다. 극소수 가입자가 트래픽을 과다하게 유발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 사업자들도 이에 공감하고 있으나, 마케팅 전략과 연계되어 누가 먼저 말을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정부(방통위)가 나서 정리해야 할 것이다. 무선데이터 확대 보급을 위한 주파수를 2020년까지 현재의 2배 정도 늘릴 계획 같은데 턱없이 부족하다. 그리고 지난번 주파수 경매에서 20MHz 주파수를 10년 간 쓰는데 1조원을 부담하게 되었는데 이런 식으로 해서는 비용 부담이 너무 과도하게 되므로 말이 되지 않는다. 지상파 방송 디지털화로 생기는 여유 주파수는 모두 무선데이터 통신에 활용해야 한다. 지상파 직접 수신자는 전국에 4%도 되지 않는데 지상파 방송으로 엄청난 주파수를 낭비하고 있다. 방송통신 융합 환경에서 통신용 주파수에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부담시키면서 방송 주파수는 공짜로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무선데이터 전용 와이브로 사업자도 이번 기회에 꼭 선정하여 그사이 활용하지 못하고 있던 와이브로 주파수도 무선 데이터 확대 보급에 활용하여야 한다. 앞으로 당분간 무선 데이터 공급 능력을 확대하는데 전력투구하여야 할 것이다.
임주환 고려대 세종캠퍼스 전자ㆍ정보공학과객원교수 / 과실연 감사
(** 본칼럼은 9월 22일 디지털타임스에 실렸습니다.)

[성명서44호]출연(연)의 국과위 이관을 조속히 마무리하라

출연(연)의 국과위 이관을 조속히 마무리하라

정부는 지난 3년 간 교과부와 지경부 산하 27개 출연(연)에 대한 끊임없는 구조 개편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출연(연)발전민간위원회(안), 강소형 전문연구소로의 분화 개편, 기초기술연구회 산하 일부 출연(연)에 대한 대학과의 통합 재추진 등 일련의 시도들은 출연(연) 연구 현장과의 소통 부족과 정부 부처들의 서로 다른 의견으로 인하여 그 어느 것도 제대로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같이 분명한 목표나 결론 없이 움직이는 여러 형태의 정책추진은 목표 지향적 국가연구개발의 핵심 주체인 출연(연)들의 발전이나 임무 수행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연구 현장에 혼란과 불안감을 조성하여, 늘어나는 예산에도 불구하고 궁극적으로 국가연구개발의 효율성을 크게 저하시킬 것이다.
이에 출연(연) 발전방안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아래와 같이 확인하며 이 내용을 적극 추진하여 금년 중으로 마무리하기를 촉구한다.
– 우리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상설화하여 교육과학기술부 기초기술연구회와 지식경제부 산업기술연구회의 산하 출연(연)들을 이관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출연(연)발전민간위원회(안)을 여전히 지지한다.
 –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이미 상설화된 만큼 출연(연)의 이관을 조속히 실현하라.

2011. 9. 22.

(사)바른과학기술사회실현을위한국민연합 (과실연)

[곽재원 칼럼] 중국의 애플 따라잡기

[곽재원 대기자의 경제 패트롤]

중국의 애플 따라잡기

미국의 거대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가 무너지면서 촉발된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3년-. 세계 경제는 각국의 재정·금융정책이 거의 소진된 가운데 표류하고 있다. 미디어들은 ‘미국-초강대국의 몰락’ ‘일본-신쇠퇴국가’ ‘유럽-유로의 파탄’이라는 회의적인 표제를 쏟아내고 있다. 중국만 자본수출국으로 업그레이드시켰다.
 리먼 쇼크 이후 세계 경제에서 나타난 가장 큰 특징은 기업에서 발견된다. 기업의 부침이 국가 경제의 성장과 후퇴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각국이 신보호주의정책과 친기업전략을 부쩍 강화하고 있는 이유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 최신호(9월 12일자)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가장 수익력이 높은 우량 기업 50개사 가운데 중국 기업이 23개사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일본 기업은 이 잡지가 발표를 시작한 2005년 이래 처음으로 한 곳도 끼지 못했다. 2005년에 도요타자동차와 마쓰시타전기(현 파나소닉) 등 13개사가 뽑혔었다. 중국은 지난해 16개사가 올랐었다. 한국 8개사, 인도 7개사가 중국의 뒤를 이었다. 일본세의 몰락을 극명하게 보여 준다.
 중국기업연합회(인민일보 온라인 9월 5일자)에 의하면 세계 기업 상위 500개 가운데 최근 10년간 중국(본토) 기업은 10개에서 올해 58개로 급증했다. 중국 경제가 글로벌 경제의 진입 단계에서 견인하는 존재로 부상했음을 보여 준다. 실제로 중국 대기업의 지위는 대폭 향상돼 2002~2011년 중국 기업 500개사 영업수익의 연평균 증가율은 22%로 같은 기간 세계 기업 500개사의 6.9%, 미국 기업 500개사의 4.1%를 대폭 상회했다. 그러나 세계 연구개발비 투자의 80%, 기술 이노베이션의 70%, 기술 이전의 60%가 세계 기업 상위 500개사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기업의 기여도는 매우 낮아 아직 중핵적 경쟁력은 부족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편 리먼 쇼크 후 3년간 세계 주요 기업의 시가총액은 어떻게 변했을까. 닛케이신문의 파이낸셜 주가 분석(9월 16일자)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의 금융 부문이 쇠락한 반면 약품·식품 등 수익이 견조한 기업에 자금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 애플사가 27위에서 수위로 부상하는 등 정보기술(IT) 분야의 기술혁신을 높게 평가했다. 구글은 26위에서 16위로, 아마존닷컴은 217위에서 41위로, 삼성전자는 72위에서 43위로 크게 오른 반면 닌텐도(86위→341위)·소니(204위→403위) 등 일본 기업들은 대거 후퇴했다.
 이들 분석을 종합하면 세계 주요 기업의 부침이 이미 10년 전 드러나기 시작했고, 리먼 쇼크를 계기로 양극화가 뚜렸해졌다는 점이다. 앞으로 미국과 중국, 일본이 펼칠 산업정책과 기업전략은 애플사를 보는 시각의 차이에서 분명히 감지된다. 미국 글로벌 기업은 지난 10년간 해외 전개를 가속화하며 미국 내 고용을 줄여 왔다. 예컨대 애플사의 직원은 5만 명을 약간 밑돌지만 이 회사 제품을 만드는 대만의 훙하이정밀공업은 중국을 중심으로 100만 명 고용을 유지하고 있다.
 오바마 정부가 최근 발표한 ‘바이 아메리칸 정책’과 ‘중소기업 지원대책’은 빼앗긴 고용을 되찾는 것이다. 약 60년 만의 특허법 개정도 친기업전략의 상징이다.
 중국은 500대 기업 중 국유기업이 3분의 2를 차지하고 민간 기업이 3분의 1에 머물러 국유 대기업과 민간 대기업과의 규모 차가 매우 크다는 점을 인식해 ‘나라보다도 자산이 많은 애플사 같은 기업을 키우자’는 기치를 내걸고 있다. 미 정부의 부채가 8800억 달러이고 장부상 자산이 448억 달러밖에 남아 있지 않은 반면 애플사는 부채 없이 잔액이 463억 달러라는 데이터에 주목한다. 국가의 부(富)와 기업의 부를 같이 보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글로벌 브랜드화, 중핵기술, 세계적인 공급체인, 장기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보다 선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 일본은 새로운 산업진흥책을 기둥으로 삼는다. ‘애플 같은 시장 창조형 기업이 왜 없는가’라는 본질적인 의문을 제기하며 에너지와 건강의료 분야 등 새로운 산업의 주역을 키우려 하고 있다.
 높은 파고를 헤치며 해도(海圖) 없는 항해를 해야 하는 한국 기업의 전략은-.
곽재원 중앙일보 대기자(과실연 집행위원)
(** 본 칼럼은 2011년 9월 20일자 중앙일보에 실렸습니다.)

[이혜숙 칼럼] 왜 “교육기부”인가

[이혜숙 칼럼]

왜 `교육기부`인가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우리나라 교육경쟁력을 부러워한다는데 우리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나 아바타의 카메론 감독의 출현을 부러워한다. 솔직하게 들여다보면 학교와 학원에서 주는 엄청난 지식의 무게에 눌린 학생들, 그 지식의 의미도 모르는 채 반복해서 암기하고 시험 준비하는 학생들은 그들의 재능과 능력에 상관없이 좌절하기 십상인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이미 몇 년 전에 한국교육을 벤치마킹하려고 왔던 노스캘로라이나 교육전문가들은 학생들 개개인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키우지 못하는 우리 교육이 경쟁력 없다며 혹평을 하고 돌아가기도 했다.
최근 교육과학기술부가 앞장 선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기부에 몇몇 기업들이 참여하기 시작한 것은 고무적이다. 그동안 기업들은 학교가 기업이 필요한 인재를 배출하지 못한다고 비판만 했지 훗날 기업을 이끌어갈 미래인재를 육성하는 일에는 인색한 편이었다. 기업이나 사회가 원하는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학교와 연계한 다양한 파트너십을 만들어 가는 것이 하나의 해답이 될 수 있다. 차제에 불기 시작한 교육기부가 지속되어 문화로 자리 잡고 효과를 거두려면 잘 꿰어 보배로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개인이나 기관들의 특성에 맞게 다양한 기부를 자율적으로 해야 지속가능한 기부가 될 수 있다. 한 다국적 혁신기업은 과학상자를 개발해서 전 세계에서 과학기술격차가 심한 학생들에게 직원들이 직접 과학체험 기회를 준다. 혁신기업 이미지에 맞게 과학기술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게 학생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교육기부를 하고 있다.IT 혁신기업 중 하나인 HP의 엔지니어들이 이메일로 중ㆍ고등학생들의 과학프로젝트를 지도하던 온라인 멘토링이 국제텔레멘토프로그램(ITP, www.telementor.org)으로 성장했다. 여기 참여했던 한 학생은 `조금만 도움을 받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고백한 것처럼 이 프로그램은 수많은 학생들이 미래의 꿈을 실현하도록 돕고 학교를 떠났던 학생들을 돌아오게 하고 있다.
둘째, 쉽게 기부할 수 있고, 기부받은 교육자원을 효율적으로 나눌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ITP가 1995년 이후 4만5246의 학생들을 성공적으로 지원할 수 있었던 것은 교사들과 멘토링에 참여하는 기업들, 그리고 참여한 엔지니어들을 잘 연결하는 시스템으로 많은 성공사례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사회적인 배려가 필요한 학생들이 먼저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전국적으로 확산하여 학생들에게 고루 기회를 주는 것도 교육기부의 성공요인이 될 수 있다.

셋째, `교육기부’의 효과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학교현장은 교과과정과의 긴밀한 연계와 일회성이 아닌 지속성이 중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일생을 변화시키는 강렬한 순간을 만나도록 미래세대를 위해서 시간과 경험을 나누는 분들께 맡겨 보는 것도 좋다. 학교와는 다른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교육기부의 의의가 아니겠는가!또 교육기부 현장은 공식적 교육은 아니나 효과는 학교교육을 보완하는 것 이상일 수 있다.학생들의 흥미와 상상력을 최대한 고취할 수 있되 학생과 기부자가 함께 다 만족해야 지속될 수 있다.

정부가 교육기부 기관도 인증하고 기업들과 양해각서도 체결해서 사회적 캠페인을 벌이는 것도 일을 벌이는 초기에는 필요하다. 그러나 교육기부 문화가 정착되려면 자발적 참여로 감동이 있는 다양한 방식과 내용을 담은 성공사례들을 만들어 지속 가능한 배움 공동체로 키워가야 한다. 건강한 교육기부 생태계를 만드는 데는 시간이 걸리고 집중과 헌신을 요한다. 빨리 가려면 혼자가도 되지만 멀리 가려면 다 함께 해야 한다는 말처럼 교육강국으로 가는 길은 모두가 참여하는 긴 길이 성공하는 길이다.
이혜숙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소장, 이화여대 수학과 교수, 과실연 회원

(** 본 칼럼은 2011년 9월 15일자 디지털타임스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