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 있는 과학기술 정책이 보이지 않는다”, 과실연 114차 오픈포럼

 

“정부주도형, 관료적인 정책 여전 … 색깔 있는 정책 필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래 5개월이 흘렀다. 허니문 기간이 지나고 최근 들어 문재인 정부의 정책과 인사에 대한 문제점들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이하 과실연)은 지난 22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새 정부의 과학기술정책을 평가하고 더 나은 정책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의견을 모으는 자리를 가졌다.

오픈포럼은 발제와 종합토론, 자유토론 및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되었으며, 과학계의 목소리를 대표할 수 있는 다양한 영역의 인사들이 참여했다.

발제는 정성철 전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원장이  맡았다. 정 원장은 먼저 보수 성향의 정권에서 진보 성향의 정권으로 정권 교체가 일어나면서 과기계 및 시민들이 문재인 정부로부터 기대하는 것들로 ▲기초연구비 증가, 종합조정 강화 등 정부의 역할이 강화된 진보적 정책으로 전환 ▲출연연 개편 등 해묵은 해결 ▲전 정부와의 단절 등을 꼽았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이러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는 데에는 의문부호가 든다고 말했다

정 前 원장은 “새정부의 과기정책에 과거 정부와 큰 차이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긍정적으로 보면 일관성의 유지, 부정적으로 보면 폐습의 답습” 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중 21개 과제가 과학기술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한 그는 이전 정부와 마찬가지로 새 정부도 과학기술 육성보다는 과학기술의 활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과학기술 발전을 기반으로 한 4차 산업혁명 선도’라는 정책 목표는 시대적인 흐름으로 적절하다고 평가할 수 있으나 4차산업혁명위원회 같은 정부주도 전략은 정책 목표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결론적으로 관료의 조직력보다는 민간의 창의를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한데 “정책의 색깔이 보이지 않아 아쉽다”고 토로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은 안현실 한국경제 논설위원을 좌장으로 △노환진 교수(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과학기술정책전공), △양수석 회장(출연연연구발전협의회총엽합회), △윤지웅 교수(경희대학교 행정학과), △조성경 교수(명지대학교 교양학부), △조인혜 기자(사이언스타임즈)가 패널로 참석했다.

먼저 발언을 한 노환진 교수는 ▲훌륭한 과학자를 키우기 위한 집중적인 투자 부족, ▲정부의 출연금에 대한 간섭, ▲종합 조정의 역할을 해주어야 할 정부의 철학 부재를 문제점으로 꼽았다.

양수석 회장은 “인사 문제를 보면 다른 분야에서 보여준 변화와 희망 대신에 실망과 걱정만 주는 과학기술 인사에 대한 아쉬움을, 그리고 대선기간 중에 활발히 논의되었던 각종 과학기술 정책들이 모두 실종된 현 상황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양 회장은 “과학기술계와 다른 공공기관의 차이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학 기술계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들이 여전하다”며 연구원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에 더욱 귀기울여 줄 것을 요청했다.

윤지웅 교수는 관료 성과와 연구 성과를 구분할 것을 주문했다. “아직 과학기술분야는 정부조직이 출범한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노무현 정부에 이어 두 번째 시도하는 과학기술혁신본부가 이번에도 성공하지 못하면 더욱 더 인식이 나빠질 것”을 우려했다.

조성경 교수는 과학 기술의 접근성 측면에서 발언을 했다. 조 교수는 우리의 일상이 더 이상 과학기술과 떨어져서 존재하지 않는다며, 과학기술계의 일반 대중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함을 촉구하였다. 특히 “과학기술간의 장벽, 과학기술계와 시민사회의 장벽을 허물 수 있도록 소통이 절실하다”며 “사람중심을 내세우고 있는 정부가 과학기술정책도 사람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펼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패널로 나선 조인혜 기자는 외국의 경우, 과학을 일반인이 더욱 쉽게 향유할 수 있도록 한다며 과학에 대한 접근의 패러다임이 전환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조 기자는 청년 세대에 더 많은 기회와 네트워크 형성에 도움을 줄 것을 당부하며 발언을 마쳤다.

이어진 자유토론에서 청중들의 질문과 발언이 이어졌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세부적인 계획이 부재하다는 점을 지적한 의견, 중소 벤처가 주도하는 창업 및 혁신 센터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 비전문가의 과도한 정책 개입에 대한 반대 의견 등 다양한 의견들이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마무리 발언을 진행한 정성철 前원장은 “과학기술계가 받는 국민적 관심을 과학기술계 내에서 더욱 잘 활용해야할 것”이라고 밝히며 과학기술계의 커뮤니티 발전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안현실 과실연 공동대표는 포럼을 정리하며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창출 공약과 과학기술 발전이 충돌하지만 이러한 충돌을 통해 더 좋게 발전될 수 있도록 과실연이 힘쓸 것이라고 전했다.

 

 

김기태 과실연 웹진기자(kitae11829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