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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시대 교육개혁 어디로 갔나, 과실연 117차 오픈포럼

‘4차 산업혁명시대, 교육개혁 어디로 갔나?’를 주제로 과실연 제117차 오픈포럼이 4월 30일 한국과학기술회관 12층 아이리스홀에서 열렸다.

과실연 교육특별위원회(위원장 민경찬 연세대 명예특임교수)가 기획하고 포럼위원회(위원장 안현실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가 주관한 이 날 포럼에는 학계와 교육계, 학부모단체, 과학기술관련단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60여명이 참석해 다양한 시각과 해법을 제시하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

과실연 117차 오픈포럼이 한국과학기술회관 아이리스홀에서 열렸다.

민경찬 교육특별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교육 문제를 중심으로 국가생태계를 보고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변화를 만들어나가는 것”을 교육특위 활동의 목표로 설명하고 “오늘 다양한 영역에서 발표자와 토론자를 모셨다.  허심탄회하게, 미래를 준비하고 다음 세대에 더 좋은 환경을 물려줘야 한다는 대의를 위한 네트워크를 만드는 데 다함께 힘을 모아주기를 부탁”했다.

축사로 함께한 오세정 의원(바른미래당 국회의원, 前 과실연 상임대표)은 “미래사회를 위해 교육문제는 끈질기게 파보자며 교육특위를 만들었었다”고 소개하면서 “회원의 대부분이 대학교수인 과실연이 최소한 대학교육이라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쉽지는 얺더라. 끈질기게 했으면 좋겠다”는 소회를 피력했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이종태 교육을바꾸는사람들 21세기교육연구소장은 ‘교육개혁, 늦었지만 이제라도 시작하자’라는 주제로 교육문제의 심각성을 호소했다. 그는 “역대정부마다 교육개혁을 위한 추진기구들을 만들었지만 한국 교육은 위기를 넘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교육은 과감한 새판짜기가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교육개혁을 위한 범국민운동을 제안했다.

이 소장은 교육개혁의 실패요인으로 ‘교육, 개혁에 대한 무지, 아마추어리즘, 권위주의 및 관료제라는 후진적 유산, 교육의 정치 예속’등을 지적하면서 “경쟁교육에서 모두를 위한 교육으로, 낙오자 없는 교육(equity)으로. 교육제도와 교원제도의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두 번째 발제를 맡은 박남기 교수(前 광주교대 총장)는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미래사회의 변화가 교육에 미칠 영향, 그러한 영향에 대한 교육계의 대응 방향, 나아가 꿈꾸는 바람직한 미래를 만들기 위한 교육개혁의 새 패러다임을 교육목표, 교육내용, 교육변화 주체, 그리고 교육개혁접근 전략으로 나누어 제시했다. 교육목표로는 ‘홍익인간’ 이념을 재해석하여 세계시민교육 및 우분투(Ubuntu) 개념을 아우르는 오래된 미래의 개념을 제시했다. 교육내용으로는 자율학습역량, 마을·마음공동체의식, 기계성의 상대어로서의 인성 등을 제시했다. 그리고 교육개혁의 주체로는 협치(governance) 개념과 제4의 길 등을 바탕으로 정부만이 아니라 교사집단과 학생집단을 추가해야 함을 역설하였다. 그리고 개혁의 성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학교혁신 네트워크 형성 및 지역사회 조직화운동의 방향을 제시했다.

이어진 패널토의에서 김진우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세종과학고등학교 교사)은 “4차 산업혁명 담론과 미래교육의 이상에 대한 아름다운 아이디어들이 현실 교육 문제를 둘러싼 논쟁들과 거리가 너무 멀다”면서 “학교현장교사의 관점에서 현실 교육의 문제를 말씀드리고 싶다”고 전제하고 “대입제도를 둘러싼 우리 사회의 담론이 여전히 구시대적 변별력 강화 주장에 매몰되어 있어 미래사회에 대한 비전에 기초하여 변별력이 아닌 모든 학생의 성장이라는 근원적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 교사는 “교육 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평가의 목적이 변별이라는 것에서 출발한다. 이로 인해 무의미한 과잉 경쟁이 발생한다 “며 “현재의 대입제도 공론화 과정에서 대입제도가 더 이상 오지선다 객관식 시험에 의한 상대적 경쟁에 의해 결정되는 체제를 더 이상 용인하지 말자는 사회적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배상훈 성균관대학교 대학교육혁신센터장은 우리나라 교육의 세가지 문제로 ‘1. 비전의 빈곤과 설득의 실종 시대 2. 진단의 오류와 조급증의 시대 3. 신뢰의 상실과 공동체의 위기 시대’를 꼽았다. 배교수는 “공론화 위원장이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하는데 교육은 내용적 타당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전문가적인 판단 없이 다수결로 미루는 것은 무책임의 극치”라며 “교육정책집단과 교사집단을 너무 흔들었다. 교육부가 사명감을 갖고 제대로 일하게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선화 연구위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연구위원, 과실연 공동대표)은  “인공지능과 스마트 기기의 대중화로 호모디지쿠스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진단하며 “현재와 같은 주입식암기식 교육은 더 이상 아무런 의미가 없다지금처럼 전국의 학생들을 1등부터 꼴등까지 한가지 잣대로 줄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가고 싶고 하고 싶은 범위 내에서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도록 바꾸어야 한다이를 위해 경쟁의 도구를 ‘생각하는 힘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바꾸어야 하며학생 선발의 자율권을 대학에 돌려주어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토론은 방청석으로도 옮겨져 뜨겁게 이어졌다. 송환웅 참교육학부모회 학부모신문 기획위원은  “사교육하다 집안이 파탄난 사례도 있을 만큼 교육은 생존의 문제”라며 역대정부의 교육개혁이 제내로 안된 이유를 분석해 달라고 주문했으며 안승준 앰베서더호텔그룹 부회장은 “기업현장에서 필요한 인력과 대학교육의 미스매칭이 심각하다.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한다. 교육은 변화를 수용하기 위한 그릇을 만드는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또 윤우섭 한국교양기초교육원장은 “대학생들의 글쓰기 능력이 심각하게 떨어진다. 듣기, 읽기, 말하기, 쓰기 등 교양기초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민경찬 교수는 토론을 마무리하면서 “글로벌 경쟁에서 치열하게 달려가는 나라들과 관심의 초점이 다른게 걱정이다. 오늘 다양한 분야의 패널들을 모신 것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듣고 차이의 소중함을 확인하고 서로 들어보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 교육특위가 매달 세미나를 개최해  끈질기게.문제의 중심에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픈포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였다.

 

[과실연 제117차 오픈포럼]


■ 주 제 : 4차 산업혁명시대, 교육개혁 어디로 갔나?
■ 일 시 : 2018년 4월 30일(월) 오후 5시~7시
■ 장 소 : 한국과학기술회관 신관 12층 아이리스홀
■ 주 최 : (사)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
■ 발 제 : 교육개혁, 늦었지만 이제라도 시작하자
          - 이종태 [교육을바꾸는사람들 21세기교육연구소장]
          제4차 산업혁명과 교육개혁 새패러다임
          - 박남기 [前 광주교대 총장]
■ 토 론 : (좌장) 안현실 [과실연 공동대표 겸 포럼위원장, 한국경제 논설위원]
          김진우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 세종과학고등학교 교사]
          민경찬 [연세대학교 명예특임교수, 과실연 교육특위 위원장]
          배상훈 [성균관대학교 대학교육혁신센터장]
          이광형 [KAIST 바이오뇌공학과 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
          한선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연구위원, 과실연 공동대표]

 

“시험이 바뀌어야 교육이 바뀐다”, 제78차 과실연 아침마당

 

[제78차 과실연 아침마당]
- 주제 : 대한민국, 교육문제 어디서부터 풀어가야 하나
- 일시 : 2017년 7월24일 오전 7시30분
- 장소 : 광화문 달개비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이하 과실연)은 24일 ‘대한민국, 교육문제 어디서부터 풀어가야 하나’라는 주제로 아침마당을 개최했다.

이번 아침마당의 발제는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장이 맡았으며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안석배 조선일보 논설위원, 이종태 교육을바꾸는 사람 부설 21세기교육연구소장 등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좌장은 민경찬 연세대 명예특임교수(과실연 교육특별위원장)가 맡았다.

교육개혁 문제는 우리 사회의 영원한 숙제임을 증명하듯 7시30분에 시작한 토론회가 세시간을 넘도록 끝나지 않을 정도로 뜨거운 토론의 장이 펼쳐졌다.

이 날 발제를 맡은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장의 발제문을 요약 소개한다.

왜 시험을 바꿔야 하는가

사람들은 교육 문제 앞에서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 교육 문제만큼은 아무리 해도 해결이 힘들다고 자포자기해 있는 것이다. 그간 국가교육 개혁을 위한 노력이나 시도가 없지 않았고 대입제도도 열거하기 어려울 만큼 많이 바뀌었지만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사태는 점점 악화됐다.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았던 것은 바로 시험, 즉 평가기준이다. 시험에서 어떤 능력을 측정하는지에 따라, 어떤 능력에 고득점을 부여하는지에 따라, 학생들의 공부법, 교사들의 교수법, 교육의 거버넌스 체제, 사교육시장까지 달라진다. 교육 관련 구성원들의 모든 행동 방향을 조종하는 시험, 그 시험을 바꾸지 않으면 다른 무엇을 바꾸어도 대한민국 교육은 바뀌지 않는다.

2009년 국가교육과정의 첫 번째 목적으로 등장하는 것이 ‘창의적인 인재 양성’이었다. 2015년의 개정 교육과정을 보면 이것이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으로 바뀌었다. 교육과정 목표에 “창의적 인재 양성, 전인적 성장” 등이 이미 오래 전부터 있었지만, 우리 교육은 이런 목표와 전혀 무관한 엉뚱한 능력들을 길러왔다. 목표와 무관한 평가기준으로 시험을 봤기 때문이다. 결국 시험이 관건이다.

우리 공교육에서 학생이나 교사를 타박해 보아야 소용없다. 어차피 그들의 잘못이 아니다. 지금 우리의 시험이 수용적 학습과 일방적 수업에 유리하도록 설계된 탓이다. 학생이 비판적 창의적 학습을 하기를, 교사가 비판적 창의적 수업을 하기를 바란다면 시험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완전히 근본적인 변화, 완전히 새로운 시험이다

새로운 시험의 예시

각국의 대입시험문제를 살펴보면 그 나라가 교육을 통해 무슨 능력을 기르고자 하는지, 어떤 종류의 인재를 기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2017년도 수능의 국어 영역을 보면 총 45개의 문제 중 ‘다음 중 적절한 것은’ 유형이 25개, ‘다음 중 적절하지 않은 것은’ 유형이 19개였다. 객관식 정답찾기 시험에서 난이도는 질문의 수준이나 깊이로 결정되지 않는다. 문제에 주어진 다섯 개의 보기가 유사할수록 난이도가 높은 문제다. 내신 시험문제들은 더 심각하다. 극도로 지엽적인 정보의 암기력만 측정한다. 이런 문제들을 가지고 사고력을 키워 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International Baccalaureate: IB)와 IGCSE(International Graduate Certificate of Secondary Education)의 시험문항 예시를 제시한다.(첨부파일 참조)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시험: 대한민국 교육 혁신의 시작

그러나 객관식 시험의 폐지만으로 교육혁명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객관식 시험의 폐지는 교육혁명의 시작이지만 제대로 완성되려면 교육에서 측정하는 평가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핵심은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시험”을 도입함으로써 대한민국 교육을 개혁하자는 것이다. 시험을 바꾼다는 것은 그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배워야 하는 교육과정을 바꾸게 됨을 의미하고, 교사의 교수법과 학생의 공부법까지 모두 바뀌게 됨을 포함한다.

이 글에서 제시한 시험혁명은 기존의 우리나라 시험과 양립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 예컨대 수능이나 내신에 논술형 시험을 30% 의무화하는 식으로 부분적으로 도입하자 하면, 이것은 기존 교육을 그대로 둔 채 다른 종류의 공부를 추가하는 것밖에 안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이중고를 안기게 되는 일이다. 기존 교육과 양립할 수 없다.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시험”은 우리 교사들이 전혀 다룰 수 없는 낯선 것이 아니다. 실제로 교육개혁을 시도하고 있는 혁신학교나 대안학교 교사들은 의외로 이런 시험이 낯설지 않음을 인정한다. 다루는 소재는 대동소이하다. 다만 그 소재들을 집어 넣는 것으로 끝날지 그 소재들을 활용하여 새로운 다른 것을 꺼낼 지의 차이일 뿐이다. 우리 교육을 바꿔보려는 의지를 가진 많은 개별교사들이 이미 학생들에게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수업 활동들을 시도해 왔다. 교사들에게 국가가 통제해 온 ‘교육권’을 돌려주면 처음에 약간의 혼란은 있겠지만 지속적인 연수와 지원을 통해 얼마 지나지 않아 교사들은 날개를 달 것이다.

객관식 시험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 채점의 공정성, 교사의 준비도, 사교육 문제

문제들의 근본 원인이 결국 객관식 정답 찾기 시험이라는 것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객관식 정답 찾기 수능과 내신 시험은, 획일화된 교육으로 규모의 경제성을 가능하게 해서 사교육의 기형적 확대에 결정적 역할을 했고, 교사들이 스스로 교육과정을 만들고 평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교사의 교육권을 박탈하여 공교육을 무너뜨렸으며, 학생들의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고사시켜서 교실에서 절반 넘게 엎드려 자거나 아니면 안 자고 치열한 경쟁에서 성공해도 전혀 세계적인 경쟁력이 없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점의 공정성, 교사집단의 반발, 사교육계의 저항을 우려하는 목소리 때문에 객관식 수능과 내신을 버리고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한국형 바칼로레아식 시험으로 혁신하는 카드는 주저하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런 우려들은 모두 새로운 시험체제를 경험해 본 적 없는 사람들로부터만 나온다는 것이다. 실제로 학생, 교사, 학부모로서 새로운 시험을 경험해 본 사람들은 논술형 시험도 객관식 시험보다 공정할 수 있다는 걸 이미 알고 있고, 교사들의 준비가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믿으며, 사교육의 지형이 바뀔 것이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궁극적으로 가야 할 길이라는 것에 진정 동감한다면, 저항이 있을까 지레 겁 먹지 말자. 가본 적 없는 길이라고 계속 객관식 시험만 붙잡고 있으면 나라를 잃을 수도 있다.